에디터의 노트
2010년대 초반, 모바일 메신저의 춘추전국 시대가 열렸다. 카카오톡을 필두로 ‘마이피플’ ‘틱톡’ 등 다채로운 메신저가 목소리를 전했다. “카톡 해”가 소통의 관용어가 됐을 정도로 카카오톡이 시장을 점령했고, 라인 정도가 사람들의 네모난 스마트폰 속 비둘기 역할을 하는 게 현실. 오늘은 빛나는 시절을 뒤로하고 물러난 마이피플과 틱톡 이야기다.
그때 참 괜찮았지
모바일 메신저의 기원은 약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문자메시지가 텍스트 소통의 전부던 때, 스마트폰 시장의 태동과 더불어 2010년 3월 나온 카카오톡은 ‘국민 앱’으로 떠올랐다. 카톡의 성공에서 희망을 봤을까. 마이피플과 틱톡(중국의 숏폼 앱 틱톡과는 다르다)이 경쟁에 가세했다.
당시 최고의 아이돌 소녀시대가 “카카오는 말(통화)을 못 해”라며 광고에 나선 마이피플, ‘틱’(Tic·발신음) 소리가 끝나기도 전에 ‘톡’(Toc·수신음) 소리가 난다는 틱톡… 둘 모두 각자만의 포인트를 강점으로 시장을 채워나갔다.
마이피플은 데이터 통신망을 통한 무료통화와 PC버전, 틱톡은 빠른 메시지 전달 속도가 무기였다. 2011년경 2500만명이 카카오톡을 쓸 때, 마이피플과 틱톡은 1400만과 500만명의 사용자를 모았다. 적어도 대항마 정도는 됐다. 현재의 시장 2인자인 라인(300만명)보다 많은 숫자였다.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시절이었다.
“마이피플로 전화하자” “사진은 틱톡으로 보내줘”라는 대화가 어색하지 않았고 골라 쓰는 맛이 있었다. 지금보다 앱 다양성이 훨씬 떨어지던 때라 각각의 ‘개인기’를 확인하는 것도 재미였다. 수백종의 스티커는 마이피플 사용자의 ‘마음’을 전달하는 데 부족함이 없었고, 틱톡은 메시지를 쓸 때 아이콘이 흔들렸다. 흔들림이 멈추면 “왜 말을 하다 마냐”며 애교 섞인 푸념이 오갔다.
지금은...
마이피플과 틱톡은 지금 모두 서비스를 종료했다. 2015년과 2016년 각각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똑같이 서비스는 멈췄지만 성격은 조금 다르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마이피플은 맏형이랑 집을 합치게 되면서 서비스를 접었다. 마이피플은 다음이 만든 앱이다. 다음과 카카오가 다음카카오로 합병하며 인력은 카카오톡 팀에 합류했고, 기능 일부도 카카오톡으로 옮겨 심어졌다.
더 가슴 쓰린 건 틱톡이다. 운영사인 SK플래닛은 ‘선택과 집중’을 종료 사유로 내놨다. 거칠게 말하면 (수지타산이 안 맞으니) 안 하는 게 낫다는 소리였다. 카카오톡이 위세를 떨치는 상황서 옳은 결정이었을 수도 있다. 마이피플과 더불어 이미 라인에 2위 자리를 내준 시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