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들이 환율에 신경을 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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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자산운용 준법감시인 승인필 제190211-12

환율을 얘기할 때 꼭 함께 유명한 일화가 "플라자 합의"입니다. 1985년 미국, 일본, 프랑스, 독일, 영국 이 다섯나라의 재무장관이 뉴욕에 있는 플라자호텔에 모여서 뭔가 합의를 이룬 것을 말하죠. 사족이지만 이 호텔이 '나홀로집에2'의 배경이라고 합니다. 더 새로운 사실은 이 호텔의 주인이 바로 미국의 대통령 트럼프라고 하네요. 아무튼 이 다섯나라의 수장들이 모여서 한 합의는 80년대 세계경제질서를 확 바꿔 놓았고, 지금까지 각 나라별로 여파가 미치고 있습니다. 일본이 가장 극적이죠. 저 합의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일본에선 부동산 거품 붕괴와 함께 잃어버린 10년, 혹은 20년이 시작됩니다.






| 프라자 합의가 대체 뭐길래?



여튼, 이 플라자(프라자? 플라자? PLAZA?) 합의가 나온 배경을 짚어 보죠. 미국은 당시 경제적으로 뭔가 좋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물가는 빨리 오르는 데 경제는 그만큼 좋아지지 않고 있는 상황. 반면, 일본은 2차세계대전 패전의 충격을 딛고 한창 경제력을 어마무시하게 키워나가는 중이었죠. 지금의 미중 무역분쟁하고 비슷한 구도였달까요, 일본은 생산하고 미국은 소비하는 이상한 구조에서 미국은 장사에서 계속 손해를 보고 있었죠. 아무튼 미국은 물가가 너무 오르니까, 그걸 잡으려고 금리를 확 올려 버립니다. 그랬더니 세계 각국의 돈들이 이자 먹으려고 미국으로 몰렸죠. 이렇게 되면 우리가 앞서 살펴 봤듯이 달러 사려는 사람이 많아지니까 달러가 금 값이 되 버리죠. 달러가치 상승! 달러 값이 오르면 미국 기업들 수출이 어려워지죠? 이러면서 경제 역사적으로 무서운 두 가지가 함께 나타납니다. 물가는 오르는데 경기는 어려운 "스태그플레이션"과, 정부 돈은 바닥을 치고 무역에서는 손해를 보게 되는 "쌍둥이적자"까지.



쌍둥이 적자란?(클릭해서 알아보기)


Stagflation?(클릭해서 알아보기)



미국 중국 무역분쟁이 한창인 요즘과 뭔가 상황이 비슷합니다. 지금처럼 그 때 역시, 미국은 정치력으로 이걸 해결합니다. 재무장관을 모아 놓고 "달러 가치 내리자" 합의한 거죠. 소련이 무너지고 세계에는 미국, 오로지 '1강'만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일본과 독일 돈의 가치를 올려버리는 데 합의합니다. 일본이 드라마틱합니다. 1달러에 235엔 수준이었던 엔화는 합의 다음 날 20엔 하락, 215엔이 되고, 1년 후엔 120엔까지 급격히 떨어집니다. '엔고'가 시작된거죠. 엔 가치가 높아지면 일본 기업 수출이 어려워지죠. 불황의 기미가 보이니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해 저금리정책을 시행합니다. 희대의 삽질 그랬더니 엔의 값어치가 떨어지게 되고, 쌩뚱맞게도 남아도는 돈들이 부동산과 주식으로 향합니다. 거품이 시작되죠. 거품은 꺼지기 마련. 잘 나가던 일본 경제는 플라자 합의 이후 헛발질을 계속 해대기 시작하고, 잃어버린 10년, 혹은 20년이 이 때부터 시작됩니다.






환율이라는 것은 이렇듯 국가경제를 쥐락펴락할 수 있는 소중한 지표입니다. 요즘 우리나라더러 환율조작국에 포함시키네 마네 협박하는 것도 다 이런 '경상수지'를 둘러싼 싸움의 연장선인 셈이죠. 자연스런 환율변동은 시장의 '자정작용'이 있기 때문에 괜찮지만, 경제력이 막강한 나라와 상대적으로 약소한 나라가 정치적으로 맞붙으면 아무래도 약소국이 다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 지겠죠.



| 국가들이 환율에 개입하는 방법



우리나라는 환율을 시장이 알아서 결정하게끔 내버려두는 정책을 펴곤 있지만, 선진국에 비해 시장 규모가 작고, 수출이 경제에 중요한 만큼, 한국은행이 나서서 환율을 완만~하게 움직일 수 있게 개입하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들도 다 그래요. 그렇다고 이게 막 환율을 적극적으로 "1,100원으로 지켜라!" 하는 것이 아니라, 급격한 환율의 변동을 막아 경제에 생기는 충격을 완화하는 정도입니다. 그러면 환율에 어떻게 개입하느냐, 아주 단순합니다. 달러 값이 너무 내려가면 달러를 사서 값어치를 올리고, 너무 올라가 버리면 산 거 팔아서 값을 내리면 되죠.



달러 값어치가 갑자기 폭락하려고 하면, 그러니까 1,000원이던 1달러 값이 갑자기 900원이 될 것 같으면 한국은행이 나서서 달러를 삽니다. 정부라는 끝판 대장이 달러 사 대면 시중에 달러가 모자르게 되는, 달러가 금 값이 됩니다. 1,000원을 지키는 거죠. 반대로, 1달러가 1,000원이었는데 갑자기 1,100원이 되려고 한다면, 한국은행은 쟁여 놨던 달러를 풀어버리면 되죠.






우리 세대는 자본의 '자유주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에서 시작된 자본주의의 신앙은, 모든 것은 시장이 하는 데로 놓아 두라, 시장이 가장 똑똑하다 합리적이다라고들 하는데 너무 어려운 말이라서요 는 '교리' 안에서 모든 경제시스템이 움직이게 하죠. 시금치의 가격부터 반도체의 가격, 나아가 달러와 원의 교환 가격도 건드리지 말고 그냥 냅두라는 것이 이 시대 신앙이죠. 그런데 여기에 손을 대는 순간 뭔가 역효과가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공부도 하고 싶을 때 해야지 엄마가 하라고 하면 안하고 싶음 환율 개입은 원달러 환율이 적당한 수준에 머물게 하는데만 영향이 있는 것이 아니라, 시중에 돌아다니는 원화의 양에도 영향을 당연히 미치게 되고, 그러면 물가 같은 돈하고 연결된 지표들을 어그러뜨리죠. 결국 이런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나라 살림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매우 신중해야만 합니다.



환율, 금리 같은 걸 '거시경제지표'라고 합니다. 알아야 할 것도 산더미고, 공부한다손 치더라도 도무지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이 짧은 자본주의의 시대에서 늘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율은 투자의 세계에서 너무 너무 중요한 요소입니다. 3부작으로 엮은 환율 이야기 잘 보셨나요? 아쉽지만 우리는 코끼리 뒷발톱 정도 만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계속 곱씹어 보세요. 뉴스가 들리고, 리포트가 보이기 시작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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