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협상이라 쓰고 연봉 통보라고 읽는다’ 대부분 직장인들의 웃픈 현실입니다. 하지만 회사 내규 연봉테이블을 따른다고 해도 연봉 협상 시즌이 되면 신경이 곤두서기 마련입니다. 연봉테이블을 따르더라도 ‘협상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최대치를 얻어야 하기 때문이죠.

 

단 하루 짧은 시간에 내 한 해 임금이 결정되는 만큼, 연봉 협상을 앞뒀다면 철저하게 준비해야 합니다. 연봉 협상 준비부터 협상 과정, 그리고 최종 협상 마무리에 이르기까지 꼭 기억해야 할 것들을 소개하겠습니다.

Step 1. 협상 테이블에 앉기 전 - 이것만은 준비하자!

1) 롤플레이로 트레이닝하라

연봉 협상 전에 협상 상대자가 할 법한 질문을 생각해보고 머리 속으로 가상의 질의응답을 해본 경험,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올 해 연봉 협상 전엔 머리 속으로 그려보는 대신 실제로 롤플레이하며 연습해보는 건 어떨까요?

예상치 못한 질문에서 상대의 의도대로 끌려가지 않고 주도적으로 협상을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트레이닝이 필요하답니다. 신뢰감을 주는 태도와 목소리, 그리고 정제된 메시지로 한 해 동안 쌓아온 실적, 그리고 내년에 목표로 하는 실적 기대치 등을 객관적으로 어필하며 대화를 주도하세요.

<협상이 별거냐, 배헌 〮박태호 저>에서도 ‘협상 트레이닝을 최대한 활용하라’고 재차 강조하는데요. 협상 테이블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한 팁으로 ‘상대방이 동의하더라도, 조급하게 협상을 끝내지 말고 조금 더 길게 협상하라’, ‘기쁨을 감추라’고 조언합니다. 나에게 만족한 협상이 이루어졌다고 해서 바로 수긍하거나 너무 기쁨을 표해선 안 된다는 거죠. 너무 즉각적인 반응은 상대방에게 ‘실패한 협상’ 또는 ‘아쉬운 협상’이라는 기분을 줄 테니까요. ‘내가 요구 할 조건’에 대해서만 연습하지 마시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어냈을 시 협상을 마무리 하는 태도까지 트레이닝 하시길 권합니다.

 

2) 정보=협상력, 정보로 무장하자

슬프지만 회사와 직원의 관계는 ‘갑을 관계’인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직원이 있기에 회사가 존재하는 것이고 직원을 존중하는 회사도 많지만, 을의 포지션으로 하루하루 미생의 삶을 사는 직장인이 많죠. 때 되면 알아서 연봉협상을 해주지 않아 먼저 ‘연봉 협상 부탁 드린다’며 어렵게 입을 떼야 하는 경우도 꽤 많은데요, 이런 경우라면 더욱 위축되어 원하는 협상을 이끌어내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가장 중요한 건 다름아닌 정보. ‘을이 자존감을 지키면서 협상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지식’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닙니다.

아래 세 가지는 꼭 미리 파악해두세요.

동종업계 연봉

동종업계에서 나와 비슷한 연차의 연봉을 미리 숙지해두시길 바랍니다. 요즘은 블라인드 앱으로 연봉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예전보다 연봉 정보에 접근하기가 쉬워졌습니다.

지난 해 나의 실적

열심히 일은 하면서도 본인이 한 해 동안 해온 구체적인 실적에 대해서는 큰 관심 없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업종마다 ‘실적’에 대한 기준이 다르겠지만 가급적 ‘수치’로 보여 줄 수 있는 실적을 준비해가세요. 전년 대비 실적도 좋겠고, 전임자 대비 실적 등 구체적인 데이터를 철저하게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업계 환경

회사를 둘러싼 업계의 환경에 대해 꼭 파악해두세요. 가령 시장 상황이 좋은 상태라면 ‘호황으로 내년에 더욱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을 거 같다’라고 어필하면 좋겠죠. 반면 시장 상황이 안 좋다면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연봉 인상이 부담이겠지만, 이러한 계획으로 불확실한 시장에 대응하려 한다’고 제안하면 어떨까요? 업계 상황에 끊임없이 촉수를 세우고 있는 인재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습니다.

‘협상을 주도하는 힘’은 정보에서 나온다는 것, 꼭 기억하세요!

Step 2. 협상 테이블에서 - 이것만 피해도 절반은 성공!

<협상의 신, 최철규 저>에는 ‘협상 테이블에서 해선 안 될 세 가지 행동’이라는 챕터가 있습니다. 연봉협상에도 통용되는 내용이니 꼭 기억해두세요.

 

1) 감정의 언어가 아닌 판단의 언어를 쓰지 말자

상대에 대해 판단하는 대신 차라리 내 감정을 표현하라는 말이죠. 연봉협상의 경우에 대입해 생각해보면 ‘회사 실적은 좋은데, 연봉 인상은 아까우신겁니까?’라고 판단해서 말하는 대신 ‘제 지난 1년과 앞으로의 1년을 생각해봤을 땐 최소 이 정도의 연봉을 받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표현하는 게 좋겠습니다.

 

2) 협상 테이블에서 ‘귓속말’을 하지 말자

연봉협상 특성상 일대일로 하게 되니, 귓속말 할 일은 없지만, ‘스마트폰 검색’ 정도로 해석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상대의 제안이 수락할만한 것인지 아닌지 판단이 어려워 급히 지인에게 카톡으로 ‘이러이러한 조건 어때?’라고 조언을 구한다든지 급히 정보검색을 해본다든지 하는 행동은 금물입니다. 귓속말(스마트폰 사용)은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쉬운데요, 중요한 자리일수록 오해를 살만한 행동은 피해야겠죠.

 

3) 협상 테이블에서 거짓말을 하지말자

어떤 협상에서든 마찬가지겠지만, 연봉 협상 테이블에서 거짓말은 금물입니다. 실적을 과장한다든지 업계 연봉을 부풀린다든지 어리석은 행동을 하진 않겠죠? 인사담당자들도 모두 정보를 파악하고 오기 때문에 신뢰감만 급격히 하락 할 뿐입니다. 기본적이면서도 당연한 말, ‘신뢰를 기반으로 협상하기’ 꼭 기억하세요!

Step 3. 협상테이블을 벗어난 후 - '유종의 미'를 거둬라

앞서 설명했듯 만족스러운 협상이 이뤄졌다고 해서 너무 기쁜 마음을 티내지 말고 진중하게 마무리 할 것을 권합니다. 또한, 만족할만한 협상을 이끌어냈다면 가급적 빠르게 서면으로 확실히 마무리 하는 게 좋겠죠?

 

반면, 사내 연봉 가이드라인이 명확해 회사 내규를 따라야하는 상황이라면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더라도 더이상 미련갖지 말고 깔끔하게 털어내는 것도 중요하겠습니다. 사기가 꺾일 순 있겠지만 일하는 태도에 영향을 미친다면 안되겠죠. 지금의 업무 태도와 성과들이 내년 연봉에 반영될테니까요.

Plus Tip. 기억해두면 좋을 두 가지

  1. ‘이기는 협상’보단 ‘성공한 협상’을 목표로!

<협상의 신, 최철규 저>에서는 ‘이기는 협상’과 ‘성공한 협상’의 차이점에 대해서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구매 담당 직원들이 ‘상대의 요구를 최소로 받아들이고 내 요구를 최대한 관철했다’며 무용담을 늘어놓는 것은 성공한 협상이 아니라 이기는 협상이라는 거죠. 상대를 쥐어짜는 협상은 협상학적 관점에서 봤을 때 성공한 협상이 아니라고 합니다. 더군다나 연봉협상이라면 ‘이기는 협상’에 골몰할 필요는 없겠죠. 앞으로도 쭉 다니며 함께 할 회사인데 ‘이기는 협상’을 하겠다며 우쭐하기 보다는 ‘성공한 협상’을 목표로 서로 윈윈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보세요.

 

  1.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협상자를 파악하자

어떤 협상이든 상대방이 어떤 유형의 협상가인지 파악하는 건 중요하죠. 연봉협상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명확한 연봉테이블의 경우가 없는 소기업의 경우 협상자를 파악하는 건 더욱 중요합니다. 협상자(대부분의 경우 사장)의 기분에 따라 협상의 폭이 달라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평소 어떤 대화 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갔을 때 요구사항을 쉽게 받아들였는지를 충분히 파악해둔 후 연봉협상 테이블에서 반영해보세요. 예를 들어 사장이 핵심만 바로 이야기 하기를 좋아하는 편이라면 미리 준비해둔 객관적 데이터와 함께 원하는 인상 폭을 제안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반대로 사장이 감정과 관계를 중시하는 편이라면 사장이 평소 알지 못했던 회사 내의 좋은 일이라든지 중요한 일들을 공유하며 자연스럽게 연봉 인상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좋겠지요. 상대방을 정확히 판단하고, 그에 대한 협상 기교를 만들어나가는 것. 그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사실 양 측이 완전히 만족할만한 연봉협상이란 아주 어려운 일입니다. 10여년 전 한 회사에서 직장인 3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연봉협상에 만족하는 직장인은 단 6%에 불과했고 94%가 불만족했습니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크게 다르진 않을 겁니다. 원하는 수준으로 협상을 마무리했더라도 ‘조금 더 높여서 협상을 해볼걸 그랬나?’하는 아쉬움이 남기 때문이죠. 하지만 앞서 말씀 드렸듯 직장인의 연봉협상은 무조건 요구사항을 관철시키는 ‘이기는 협상’보다는 서로 윈윈하는 ‘성공한 협상’이 되어야 합니다. 연봉 협상 전 목표로 잡아둔 인상률과 비슷하다면 ‘성공한 협상’이겠죠? 다소 아쉬운 결과를 얻었다면 내년엔 반드시 연봉 협상엔 성공하겠다는 의지로 1년동안 ‘넘사벽 실적’을 만들어보세요. 내년 연봉협상 테이블에서 주도권을 쥘 확률이 높아질 겁니다.

박유진
라이프금융 칼럼니스트
"삶속에 묻어 나오는 금융이야기를 풀어내겠습니다"
B-Journal은 돈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담습니다. 어렵기만 했던 금융을 쉽게 풀어 담백하게 들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