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면 평소 세금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던 직장인들도 한 번쯤 자신의 납세 내역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연말정산 때문이죠. 소득공제, 세액공제, 종합과세, 분리과세… 해마다 반복하는데도, 늘 처음 듣는 것처럼 생소한 건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어쨌든, 아는 만큼 줄어드는 게 세금이죠. 귀찮다고 손놓고 있다간 나라살림에 남보다 많은 ‘기여’를 하게 되죠. 올해도 알뜰히, 절세 전략을 세워 봅시다.

소득세의 구조부터 알아보자

세법에 따르면 소득은 종합소득, 퇴직소득, 양도소득으로 나뉩니다. 이 중에 종합소득은 다시 이자, 배당, 사업, 근로, 연금, 기타소득 등 여섯 가지로 구분됩니다. 직장인들이 연말정산 때 우선 마주치는 것은 종합소득 가운데 근로소득이라는 개념입니다. 쉽게 말해 1년 동안 회사에서 받은 돈을 모두 합친 것(총급여)인데, 여기에서 각종 공제액을 빼면 과세표준이 산출됩니다. 과세표준에 각자의 세율을 곱하면 내야 할 소득세가 결정되죠.

소득세는 누진세율(6~42%)이 적용됩니다. 즉, 많이 벌수록 소득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집니다. 반대로 연말정산 시에는 고소득자일수록 소득공제의 효과도 커지죠.

예를 들어 연봉이 4,000만원 정도 되고 과세표준이 2,000만원인 직장인의 부양 가족에 할아버지가 추가됐다고 가정해봅시다. 소득공제액이 250만원(기본 공제 150만원, 경로우대 공제 100만원) 늘어납니다. 과세표준이 2,000만원일 경우 세율이 16.5%(이하 지방소득세 포함)이니까, 41만 2,500원의 세금이 줄어들겠죠. 그런데 이 직장인의 연봉이 8,000만원, 과세표준이 5,000만원 정도 된다고 한다면, 줄어드는 세금은 66만원이 됩니다. 26.4%의 세율을 적용받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직장인에게 꼭 근로소득만 있으라는 법은 없죠. 예금 이자, 주식 배당금, 강사료 등등의 추가 수입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근로소득을 비롯해 종합소득에 포함되는 모든 소득은, 그 소득액을 합산해 과세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연 2,000만원 이하의 금융(이자, 배당) 소득, 또는 연 1,200만원 이하의 사적연금(퇴직연금 등) 소득은, 금융회사의 지급 과정에서 소득세를 원천징수하고 납세 절차가 완료됩니다. 한편 과세표준 300만원 이하의 기타소득은 납세자가 종합과세와 분리과세 중 납부 방법을 선택할 수 있죠. 이 부분은 뒤에 다시 다루겠습니다.

절세 A to Z, 소득공제와 세액공제

종합소득세 신고를 따로 하는 근로소득자는 많지 않을 겁니다(참고로 그건 매년 5월에 하죠). 대부분의 직장인은 연말정산으로 소득세와 관련한 치다꺼리를 끝내죠. 그러니 절세를 위해서는 연말정산 과정에서 공제를 받을 수 있는 내용을 최대한 꼼꼼히 챙겨야 합니다. 구체적인 공제 항목은 아래의 계산표로 대신하고, 간과하기 쉬운 내용, 2018년 귀속 연말정산에서 달라진 부분만 설명하겠습니다.

대표적인 소득공제 항목인 신용카드 소득공제가 축소되는 추세입니다. 총급여 7,000만원 이하인 사람은 총급여의 20%와 300만원 중 적은 금액, 총급여가 7,000만원을 초과하면 200만~250만원 한도로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죠. 체크카드는 30%, 신용카드는 15%의 공제율이 적용됩니다. 그런데 신용카드라고 해도 전통시장이나 대중교통에 쓴 금액은 공제율이 40%로 높습니다.

또 올해 7월 이후 총급여 7,000만원 이하의 근로소득자가 책을 구입하거나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사용한 신용카드 사용액에 대해서는 30%의 공제율이 적용됩니다. 이 경우, 신용카드 소득공제 한도를 다 채운 경우에도 100만원까지 추가 소득공제가 가능하죠. 전통시장과 대중교통 사용금액에 대해서도 100만원씩 추가 소득공제 한도가 부여됩니다. 최대 600만원까지로 한도가 늘어나는 거죠.

세액공제 혜택은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우선, 중소기업 청년 취업자에 대한 소득세 감면 혜택이 커졌습니다. 감면 기간이 3년에서 5년으로 연장됐고, 감면율도 70%에서 90%로 높아졌죠. 대상 연령도 29세 이하에서 34세 이하로 확대됐습니다. 역전세난에 전세금을 떼일까 걱정돼 주택임차보증금 반환 보험을 들었다면, 보험료에 대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중증질환 환자는 한도 없이 의료비에 대한 세액공제를 적용받습니다. 건강보험 산정특례자임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만 제출하면 되죠. 총급여 5,500만원 이하 근로자의 월세에 대한 세액공제율도 10%에서 12%로 인상됐습니다.

 

연말정산, 어떻게 계산할까?

총급여 급여 총액(상여금, 수당 포함)
근로소득 공제 (500만원 이하) 총급여의 70% ~ (1억원 이상) 1,475만원+1억원 초과액의 2%
= 근로소득 금액
인적 공제 기본공제(1인당 150만원), 추가 공제(경로, 장애인, 부녀자, 한부모 등)
연금보험료 공제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특별소득 공제 보험료, 주택자금, 기부금(이월분)
그밖의 소득공제 개인연금저축, 주택마련저축, 투자조합 출자금, 우리사주 출연금, 신용카드 사용금액, 장기펀드 납입금 등
= 종합소득 과세표준
X 기본세율 6~42%(지방세 별도)
= 산출 세액
세액 감면 및 공제 세액 감면(중소기업 취업자 등), 근로소득 세액공제, 자녀 세액공제, 연금계좌 세액공제, 특별 세액공제(보험료, 의료비, 교육비, 기부금), 주택자금 차입금 이자 세액공제, 월세 세액공제 등
= 결정 세액
기납부 세액 원천징수 세액 합계
= 차감 납부(환급) 세액

*연말정산 관련, 참고하면 좋은 콘텐츠: 

13월의 월급, 연말정산! 똑똑하게 준비하고 환급 금액 높이는 TIP(http://bitly.kr/pkyY)

종합과세 vs 분리과세, 어느 것이 유리할까?

위의 계산을 끝내고도 더 계산할 것이 남은 직장인도 있을 겁니다. 월급 외에도 벌어들인 돈이 있다는 뜻이니, 남들의 부러움을 받는 경우겠죠. 앞서 종합소득에 여섯 가지가 있다고 했습니다. 이 중에 근로소득자가 ‘본업 밖에서 올린 수입’은 일반적으로 기타소득으로 분류됩니다.

그런데 간혹 그것이 사업소득으로 잡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시립 교향악단 연주자가 퇴근 후 개인 레슨을 하는 경우를 예로 들어보죠. 만약 이 레슨이 계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이뤄진다면, 국세청은 해당 수입을 사업소득으로 분류할 수도 있습니다. 사업소득은 수입금액의 20~60% 정도를 경비로 인정 받죠. 만약 이 연주자의 소득세율이 26.4%이고 레슨 수입이 연 1,000만원이라면, 101만 1,120원(단순 경비율 61.7% 적용 시)의 소득세를 추가로 내야 합니다. 기타소득인 경우에는 필요경비율을 80% 적용 받습니다. 다만, 내년부터는 60%로 줄어들 예정이죠.

필요경비율이 높다는 것 말고도 본업 외 수입이 기타소득으로 분류될 때의 이점이 있습니다. 기타소득은, 개인이 이 소득에 대한 세금을 종합과세의 방법으로 낼지, 분리과세의 방법으로 낼지 선택할 수 있죠. 단, 소득 금액(수입금액에서 필요경비를 뺀 액수)이 300만원 이하인 경우에만 가능합니다. 필요경비율이 80%이니까, 1,500만원까지의 기타소득이 여기 해당하겠죠.

분리과세의 경우에는 연 2,000만원 이하의 이자소득과 마찬가지로 원천징수로 납세 절차가 끝납니다. 더 이상 신경 쓸 게 없죠. 세율은 22%입니다. 위의 연주자의 레슨 수입이 기타소득으로 분류된다면, 22만원의 추가 소득세만 내면 되겠죠. 그러나 모든 사람들에게 분리과세가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

소득세율은 과세표준 4,600만원을 기준으로 16.5%와 26.4%로 갈립니다. 소득공제 금액을 400만원으로 가정했을 때, 연봉으로 따진다면 대략 6,290만원이 기준이 되는 거죠. 만약 자신의 연봉이 이보다 낮다면 종합과세를 신청해 기타소득을 합산할 때 세율을 낮출 수 있습니다.

겁낼 것만은 아닌 금융소득종합과세

아직도 계산이 안 끝났다면, 직장생활 외에 사업으로 제법 이익을 남기거나, 금융기관에 상당한 돈이 예치돼 있는 경우겠죠. 후자의 경우를 살펴봅시다.

종합소득세 신고 내역에 금융소득이 반영되려면 연 2,000만원이 넘는 이자나 배당소득이 있어야 합니다. 그 이하의 금융소득은 분리과세 대상이니까요. 그런데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라고 하더라도, 최종적으로 내야 할 소득세가 크게 증가하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소득세율이 누진세의 구조인데,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초과하면 원천징수 때의 세율(15.4%)보다 오히려 낮은 세율(6.6%)부터 차등 적용되기 때문이죠.

예컨대 은행에 12억원의 현금이 예치돼 있다고 가정하죠. 금리가 2.5%라면 세전 이자 소득은 3,000만원입니다. 전액을 분리과세한다면 내야할 세금은 462만원(3,000만원X15.4%)이겠죠. 그런데 종합과세할 경우, 소득공제액이 300만원이라고 친다면, 산출세액이 354만 2,000원((2,000만원X15.4%)+(1,000만원-300만원)X6.6%)이 됩니다. 이런 역전 현상을 막기 위해 금융소득종합과세는 두 가지 경우의 세금을 비교해 큰 쪽으로 과세합니다.

따라서 정말 어마어마한 액수의 돈을 이자나 배당금이 나오는 금융상품에 넣어두고 있지 않는 한, 현 시점에서 금융소득종합과세를 겁낼 필요는 별로 없습니다. 금액에 상관 없이 분리과세가 가능한 만기 10년 이상의 장기채권 등, 종합과세를 피해갈 수 있는 금융 상품도 존재하고요.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분리과세를 가능케 하는 금융상품이 사라지고, 현재 2,000만원인 종합과세의 기준금액도 더 낮아지거나 없어질 것입니다. 고소득 직장인이라면 그것을 미리 감안하고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현명하겠죠.

 

사업가나 자영업자와 달리, 유리지갑 직장인들은 세금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는 게 사실입니다. 어차피 다 똑같이 떼어 간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러나 알고 보면 같은 월급을 받고도 나라에 내는 세금은 천차만별이죠. 올 한 해도 땀흘려 얻은 소득, 꼼꼼한 연말정산으로 마지막까지 알뜰하게 관리하시기 바랍니다.

완주형
금융자유기고가
"어려운 경제와 금융, '초보탈출'의 길을 함께 걷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