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구독하고 있나요? 신문, 잡지 등을 구독하는 것은 그리 낯선 일이 아니죠. 요즘 구독의 대상은 신문, 잡지뿐만 아니라 면도기, 꽃, 와이셔츠 등으로 넓어지고 있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로 신문, 잡지가 오듯 면도기나 꽃, 와이셔츠가 배달되는 것이죠. 흥미롭고 신기하기까지 한데요.

다국적 컨설팅 전문회사 맥킨지에 따르면 구독 비즈니스는 지난 5년간 100%이상 성장했습니다. 구독 비즈니스의 성장은 현재도 진행 중이죠. 특히 2030 세대인 밀레니얼 세대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구독 비즈니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반복되는 소비에 안성맞춤

소비자들이 반복해서 구매하는 경향이 있는 물건이 구독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사용 즉시 그 가치가 현저히 떨어지면서 계속 다른 제품을 찾게 되는 것일수록 구독의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대표적인 것이 영상, 음악 등의 디지털 콘텐츠입니다. 이 분야에서 구독 서비스가 가장 활성화된 이유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디지털 콘텐츠 외에 일반 제품에도 구독의 손길이 닿습니다. 디지털 콘텐츠는 다운로드를 기본으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거의 없는 데 비해 일반 제품은 ‘배송’이라는 큰 숙제를 해결해야 함에도 말이죠. 일반 제품 구독의 경우 디지털 콘텐츠처럼 정액 기반 ‘무제한 이용’보다는 배송을 통해 ‘생활의 편리함’을 주는 것이 주된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콘텐츠, 구독 서비스의 기준을 세우다

디지털 콘텐츠 분야의 대표적인 구독 서비스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가장 먼저 소개할 서비스는 미국의 넷플릭스(Netflix)입니다. 넷플릭스는 구독 서비스 업계의 표준을 제시했습니다. 매달 12,000원을 내면 약 4,000만편에 달하는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등을 이용할 수 있어요. PC는 물론, 휴대폰, 태블릿PC, 콘솔 게임기까지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입니다.

넷플릭스의 콘텐츠는 다른 미디어를 통해 접할 수 있는 콘텐츠와 자체 제작 콘텐츠로 나눠집니다. 그 수준은 웬만한 영화, 드라마를 넘어서고 있죠. 넷플릭스 자체 제작 콘텐츠가 미국의 권위있는 시상식인 에미상을 수상하는 것이 이제는 그리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습니다. 이처럼 넷플릭스는 풍부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소비자가 선택의 재미를 한껏 느낄 수 있도록 해줌은 물론 볼만한 콘텐츠를 끊임없이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디지털 콘텐츠 구독의 표준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게임도 구독 서비스가 있다는 걸 아시나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제공하는 ‘엑스박스 게임패스’가 대표적입니다. 콘솔게임기인 엑스박스원(Xbox One)의 약 200여개에 달하는 게임을 한달 11,800원만 내면 아무런 제약없이 즐길 수 있는 서비스예요. 헤일로, 기어스 오브 워, 포르자 등 소위 AAA급 제품들이 포함돼 있는데, 일부 게임은 PC에서도 구동되기 때문에 콘솔 게임기가 없는 사람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각 게임의 가격이 보통 60,000원대임을 감안하면 게임패스가 얼마나 ‘가성비’가 뛰어난 서비스인지 실감이 나는데요.  MS는 콘솔과 PC에서 모두 구동되는 게임을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합니다.

 

전자책(E-BOOK) 역시 구독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디지털 콘텐츠입니다. 국내 최초의 전자책 구독 서비스를 시작한 ‘밀리의 서재’가 눈에 띕니다. 월 9,900원이면 베스트셀러 1위 포함 15,000여권의 도서를 10~30권 읽을 수 있는데요. 다양한 큐레이션을 통해 미처 몰랐던 좋은 책을 발견하는 재미와 회원들 간 서평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 등으로 가뜩이나 책을 읽지 않는다는 현대인들에게 좋은 동기부여가 되고 있습니다. 밀리의 서재가 내세운 차별점도 눈길을 끕니다. 자사 광고모델인 배우 이병헌의 목소리로 녹음된 리딩북이 그것인데요, 어려운 책을 30분 내외로 쉬운 해설과 함께 짧게 읽어주는 것이 특징입니다. 리딩북을 듣고 책에 흥미가 생겨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했다는 후기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전자책 구독 서비스는 리디북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리디북스는 구독 서비스 이용 요금은 월 6,900원입니다. 리디북스는 베스트셀러 위주의 큐레이션이며 자체 단말기인 리디페이퍼가 있어 책을 읽는 환경이 조금 더 좋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일반 제품 구독으로 생활의 편리함과 삶의 여유를

일반 제품의 구독 서비스가 지니는 가장 큰 장점은 뭐니뭐니 해도 ‘귀차니즘’의 해결이 아닐까 싶습니다. 성인 남성이 매일 아침 접하는 귀차니즘의 하나가 바로 면도입니다. 매일 해야 되기 때문에 그만큼 면도날이 빨리 무뎌지고 위생적으로도 좋지 않게 되는데요. 새 것으로 교체하는 것이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닙니다. 매번 마트에 가서 자신의 면도기에 맞는 면도날을 골라야 하기 때문이죠. 면도날의 가격도 만만치 않습니다.

하지만 면도날 구독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이러한 불편을 단번에 해결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선 와이즐리(wisely)라는 업체가 대표적인데요, 8,900원 가격에 리필 면도날 4개를 배송해줍니다. 독일산 최고급 5중날로 제품의 질을 높였습니다. 배송주기는 소비자가 결정할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수염이 나는 정도가 다르니까요.

 

셔츠를 매일 다려 입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요. 아침에 셔츠를 다릴 시간에 5분이라도 더 자겠다는 사람이 대부분일 겁니다. 하지만 구깃구깃한 셔츠는 사람의 인상을 나쁘게 혹은 게을러 보이게 하기도 합니다. 대면 업무가 많은 분들에겐 큰 고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러한 고민은 셔츠 구독 서비스가 해결해줍니다. 위클리셔츠는 살균 세탁한 셔츠를 말끔하게 다려 매주 지정된 요일에 3벌씩 배송해줍니다. 월 49,000원이면 화이트 정장 셔츠를 받아볼 수 있습니다. 입었던 셔츠는 현관문 앞에 걸어 놓으면 배송기사가 알아서 수거해 간다고 합니다.

 

구독 서비스로 생활공간을 한층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꾸까(kukka)는 꽃을 정기배송 해줍니다. 꽃만큼 사람의 마음을 정화시켜주고 실내 분위기를 화사하게 바꿔주는 것도 없을 텐데요, 기본 11,900원이면 2주에 한번씩 전문 플로리스트의 손을 거친 예쁜 꽃다발이 배송됩니다. 마치 2주에 한번씩 이벤트를 받는 기분일지도 모르겠네요.

 

이밖에도 취미를 즐기기위해 필요한 물건을 배송해주는 ‘하비 인더박스’, 하루의 피로를 털어낼 수 있도록 맥주를 배송해주는 ‘벨루가브루어리’, 외국 유명 아티스트의 그림을 보내주는 ‘핀즐’ 등도 주목받고 있죠. 국내에서는 아직 시작하지 않았지만, 해외에서는 자동차 구독 서비스도 시작됐습니다. 볼보, 캐딜락, 포르쉐 등이 자동차 구독 서비스를 운영합니다. 국내 자동차 업체인 현대자동차도 미국에서 자동차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왜 우리는 구독하는가?

그동안 우리는 ‘소유’에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공유 경제’가 등장하면서 변화가 시작했죠. 에어비엔비와 우버, 쏘카 등이 공유 경제를 이끌었습니다. 집과 차를 공유하기 시작한 거죠. 내 것은 아니지만 필요할 때 빌려쓰는 경제 개념이 사회에 자리 잡았습니다. 소유의 빈자리를 매꾸는 것은 이제 ‘경험’입니다.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는 ‘소유’보다는 ‘경험’에 집중됩니다. 뭐니뭐니해도 구독의 가장 큰 장점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죠. 구독 비즈니스의 성장에는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성향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혹자는 구독 비즈니스의 성장에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기도 합니다.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구독이 끊겼을 때 내 손에 남아있는 게 없다는 이유죠. 소유가 주는 안정감을 누리지 못한다는 겁니다. 구독 비즈니스에 부정적인 의견을 갖는 사람들 중에는 감성적인 이유를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물건에 담긴 추억과 관련된 것이죠. 예를 들면, 첫 출근할 때 입었던 셔츠같은 거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독 서비스의 종류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미국,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 걸음마 단계이긴 하지만, 경험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성향과 1인 가구의 증가 등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구독 비즈니스가 커나갈 여지는 충분해 보입니다. 구독 비즈니스는 기업 입장에서도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하기도 수월합니다. 구독자를 지속적으로 붙잡아 두려면 끊임없는 혁신을 거듭해야 한다는 숙제가 있지만, 이는 오히려 기업 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내 생활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해보고 싶다면, 이 참에 구독 서비스 하나 신청해보는 건 어떨까요.

차주환
금융라이프 칼럼니스트
"금융을 친구처럼, 편안하게 금융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