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을 걷다 보면 마주치게 되는 초소형 주택들. 과연 온 가족이 둘러앉을 수 있을까 궁금해질 만큼 작은 주택들을 만나보신 적이 있을 거예요. 바로 협소주택입니다. 최근 답답한 아파트 생활을 벗어나 자신만의 집을 지어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협소주택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어요. 협소주택의 정의부터 협소주택을 구입시 주의사항까지. 협소주택에 관한 모든 것을 알아봅시다.

1. 작지만 다 있다, 협소주택이란?

협소주택의 규모에 대해 건축법에 따로 정해진 기준은 없지만, 통상 면적 50㎡(약 15평) 이하의 토지에 세워진 작은 집을 말해요. 국내 협소주택 열풍은 일본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어요. 땅 면적에 비해 인구가 많은 일본의 경우 아주 작은 땅에 지어진 멋진 디자인의 협소주택을 흔히 볼 수 있어요. 1990년대 일본의 부동산 가격 폭락으로 인해 도심 외곽에서 거주하며 도시에 직장을 가진 사람들이 다시 도심으로 돌아오면서 자투리 땅을 활용한 협소주택이 부각되기 시작했다고 해요. 국내에서도 핵가족화가 진행되고 1인 혹은 2인으로 이뤄진 가구들이 늘어나면서 협소주택에 대한 수요가 급속히 늘고 있어요. 

2. 내 꿈의 협소주택, 어떤 것들이 있을까?

1) ‘최소한의 주택’, 마쓰자와 마코토

일본 협소주택의 효시로 꼽히는 건 1951년 마쓰자와 마코토가 설계한 ‘최소한의 주택’이에요. 건축면적 29.16㎡(8.82평)의 이 집은 가로 5.4m X 5.4m로 후에 정방형 협소주택의 시초가 되었다고 해요. 일본 목조주택 특유의 간결한 선이 돋보이는 집으로, 2층 높이에 방, 거실, 주방, 욕실, 서재 등을 갖추고 있고, 1층과 2층을 수직으로 관통하는 공간을 둔 게 특징이에요. 지금도 ‘최소한의 주택’을 조금씩 변형한 협소주택들이 일본에서 많이 지어지고 있어요. 

 

 

2) ‘스미요시 주택’, 안도 다다오

또 하나 일본의 대표적인 협소주택 중 하나로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스미요시 주택’이 있어요. 1976년 오사카현에 지어진 건축면적 33.7㎡(10.19평)의 입구가 매우 좁은 2층 짜리 집이에요. 전면부가 좁고 뒤로 긴 형태의 대지 모양을 이용해 집 중간에 작은 안마당, 즉 중정을 만든 게 특징이에요. 그렇지 않아도 작은 집에 중정까지 있으니 생활공간이 더 줄어든다고요? 안도 다다오는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골목 환경을 고려해 입구를 제외한 모든 벽을 폐쇄하고 대신 중정을 통해 빛과 바람, 하늘을 끌어 들여 자연을 즐길 수 있게 했답니다. 실제로 집 주인은 이 집에서 오랫동안 만족하며 살았다고 해요.

 

 

3) 후암동, 연희동, 성북동 등지, 뜨는 협소주택 동네

국내에서 협소주택으로 유명한 동네는 서울 후암동, 연희동, 성북동 등지예요. 오래되고 경사가 많은 동네들이란 공통점이 있죠. 공감도시건축에서 설계한 후암동 협소주택은 대지면적 62.10㎡(18.79평) 위에 지어진 바닥면적 10평 남짓의 집이에요. 대신 4층 규모로 연면적은 36평이 넘어요. 주차공간 때문에 좁아진 1층은 서재로 사용하고 2층은 거실과 부엌으로 쓰고 있어요. 3층은 자녀방, 4층은 부부 침실인데 침실에 계단으로 단차를 두어 작은 다실을 만든 게 눈에 띄어요. 작은집은 자칫 원룸처럼 모든 기능이 섞여 버릴 수 있기 때문에, 높이를 이용해 이렇게 공간을 구분해주는 아이디어가 필요해요.

3. 협소주택 마련하는 방법, 세 가지

구매하기

기존에 지어진 협소주택을 매입하는 방법입니다. 일반 집을 매입하는 방식과 똑같아요. 다만 체크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일단 주변 환경을 잘 봐야 해요. 협소주택은 주택과 주택 사이, 자투리 땅에 지어진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옆집과 너무 딱 붙어 있으면 사생활을 침해 받을 수도 있어요. 골목이 이삿짐 트럭이 들어가기 충분히 넓은지, 실내에 계단이 너무 가파르지는 않은지, 가지고 있는 짐을 다 수납할 수 있을지 등도 점검해 봐야 합니다.

 

직접 짓기

협소주택을 원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택하는 방식이에요. 아무래도 자기만의 집을 갖고 싶은 사람들에겐 직접 짓는 것만큼 좋은 방법이 없겠죠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땅을 찾는 일이에요. 집을 짓기에 적당한 땅을 발견했으면 그곳에서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꼭 맞는 집을 지어줄 건축가를 찾아야 합니다. 이때 협소주택에 관심 있는 사람들의 커뮤니티를 찾아 도움을 받는 것을 추천해요. 포털사이트에 협소주택으로 검색하면 관련된 카페가 여러 개 나오는데 이미 협소주택을 지은 사람들, 지을 사람들이 모여 건축가부터 시공사, 자재까지 다양한 정보를 주고받아요. 자신의 집 짓기 과정을 사진과 함께 올리는 사람들도 있으니 취미 삼아 보다 보면 유익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어요.

 

리모델링하기

적당한 위치에 협소주택을 발견했는데 너무 낡았다면? 리모델링을 하면 돼요. 리모델링에는 개축과 증축이 있는데 개축은 건축물 일부를 허물고 다시 짓는 것, 증축은 다시 지을 때 면적을 늘려서 짓는 것을 말해요. 개축과 증축은 건축법과 긴밀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건축가를 찾기 전에 먼저 해당 토지와 주변 지역에 적용된 건축 법규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는 것이 필요해요. 리모델링 역시 건축가의 도움을 받는 게 좋습니다.

4. 협소주택 마련 시 주의할 점은? 협소주택의 장단점

협소주택의 가장 큰 장점은 총 비용을 놓고 본다면 평수가 넓은 단독주택에 비해 저렴하다는 거예요. 일단 대지를 많이 차지하지 않기 때문에 땅값이 적게 들고 집이 작으니 외벽에 드는 비용도 낮을 수 밖에 없죠. 또한 대부분 좁고 높게 지어지기 때문에 채광과 전망이 어느 정도 확보된다는 장점도 있어요. 무엇보다 좋은 점은 예쁘다는 거죠. 아기자기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협소주택의 작고 컴팩트한 외양은 거부할 수 매력이에요.

 

반면 단점도 있습니다. 비교적 저렴한 편이지만 협소주택 역시 적지 않은 비용을 감당해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집 크기에 비례해 공사비가 줄어들 거라고 생각하는데 큰 집을 짓든 작은 집을 짓든, 집에 필요한 기반 시설은 똑같아요. 외벽을 매우 고급스럽게 하거나 비싼 창호를 여러 개 내지 않는 한, 큰 집과 작은 집의 공사비용은 그다지 차이가 나지 않아요. 오히려 평당 공사비로 따지면 작은집의 비용이 더 높은 경우가 많아요. 작은 공간 안에 필요한 모든 공간을 꾸려 넣어야 하기 때문에 더 많은 설계가 필요할 수 밖에 없는 거예요.

 

가장 큰 단점은 역시 좁다는 거예요. 좁은 공간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평생 아파트에 살던 사람이라면 계단을 자주 오르내려야 하는 협소주택에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어요. 자신에게 맞는 공간의 크기를 잘 가늠해서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해요.

 

 

 

‘지하철 역이 가까운 데 있고 방 세 개에 화장실은 두 개, 좋은 중고등학교가 근처에 있으면서 40평형대 브랜드 아파트’ 많은 사람들이 꼽는 좋은 집의 기준일텐데요, 협소주택은 이와 거리가 멀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협소주택은 거주하는 사람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이 반영된 집이 될 수 있어요. 집에 자신을 맞추는 게 아니라, 나에게 집을 맞추는 것이죠. 작지만 다 내가 원하는 건 다 있는 집. 협소주택에 눈길을 돌려보세요.

김민수
금융 칼럼니스트
"금융으로 통하는 세상, 세상에서 통하는 금융. 세상과 금융 이야기를 합니다."
B-Journal은 돈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담습니다. 어렵기만 했던 금융을 쉽게 풀어 담백하게 들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