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Influencer).

 

한두 해 전까지만 해도 낯설던 이 단어가 생활의 한 부 분을 차지하는 키워드가 됐습니다.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 같네요. 유튜브나 각종 SNS 플랫폼에서 스타가 된 인플루언서들이 대중에게 이미 친숙한 얼굴이 됐으니까요. 그들의 말과 취향이 쌓여서 트렌드가 됩니다. 연예인만큼 사랑을 받지 않을진 몰라도, 연예인보다 영향력은 더 큰 것 같습니다. 그들은 어떻게 인플루언서가 됐고, 또 돈은 얼마나 벌까요? 그리고 혹시, 나도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을까요? 유튜브의 빨간 네모를 한번 파헤쳐 봅시다.

나만의 콘텐츠, 인플루언서의 출발

나도 할 수 있을까, 인플루언서 되기 첫걸음 나도 할 수 있을까, 인플루언서 되기 첫걸음                                         1 100

이십대 청년이 있습니다. 영국에 사는데, 하는 일이라곤 방에 틀어박혀 혼자 떠들면서 컴퓨터 게임을 하는 게 답니다. 그것도 남들이 잘 하지 않는 공포 게임 같은 걸요. 예수님처럼 수염을 기른 채 앞뒤도 안 맞는 헛소리를 해대는 모습을 매일 보여주죠. 그 짓을 한 지 10년째입니다.

 

또 다른 이십대가 있습니다. 화장하는 것을 좋아해 고교 시절 싸이월드에 메이크업 사진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대학 전공도 시각디자인을 택해 그걸 색조 화장에 써먹고 있죠. 유명 연예인의 메이크업 아티스트로도 활동하지만, 스스로의 얼굴을 화장해 보여주는 재미만 못하다고 합니다.

 

나이 지긋하신 어른들이 들으면 혀를 끌끌 찰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의 청년은 세계에서 구독자 수가 가장 많은 유튜버 퓨디파이(본명 펠릭스 셀버그)입니다. 그의 ‘시시껄렁한’ 얘기를 듣는 구독자가 6,600만명입니다. 지난해 약 130억원을 벌었죠.

두 번째 이십대는 우리나라 일반인 가운데 팔로어가 가장 많다고 알려진 포니(본명 박혜민)입니다. 유튜브 구독자만 440만명이고 웨이보, 인스타그램의 팔로어까지 더하면 1,200만명이 넘죠. 그의 수입은 공개돼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해외 뷰티업계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만큼 막대한 수입을 짐작할 수 있죠.

두 사람의 공통점은 뭘까요? 거의 없습니다. 나이가 비슷한 것 빼고는요. 하지만 둘 다 성공한 인플루언서가 됐죠. 굳이 같은 점을 찾자면 자신의 관심사가 분명하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걸 소재로, 두 사람은 꾸준히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어 왔습니다.

 

인플루언서라는 존재는 흔히 바이럴 마케팅의 수단으로 인식됩니다. 물론 마케팅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전에, 그들은 콘텐츠 창작자입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창작자 가운데 큰 호응을 얻은 소수가 인플루언서가 되는 거죠. 그 순서를 혼동해선 안 됩니다. 특히나 인플루언서가 되고자 한다면요.

바이럴 마케팅과 인플루언서:

바이럴 마케팅은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상품이나 기업 이미지를 확산시키도록 만드는 기법입니다. 바이러스처럼 퍼진다고 해서 바이럴(viral)이라는 이름이 붙었죠.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하는 인플루언서는 남보다 월등한 전파력을 갖고 있답니다. 최근에는 인플루언서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그들의 콘텐츠를 홍보에 이용하는 마케팅이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매력적인 콘텐츠, 전략적인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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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 1위는 연예인이 아니라 크리에이터입니다. 크리에이터는 유튜브 콘텐츠 창작자를 일컫는 말이죠. 대도서관이나 제이플라, 허팝 같은 유명 크리에이터, 곧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은 꿈을 어린이들만 꾸지는 않을 겁니다. 어떻게 하면 그들처럼 될까요?

 

우선 콘텐츠를 만들어야 합니다. 남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콘텐츠를요. 자신에게 유별난 호기심이나 능력이 있으면 제일 좋겠죠. 하지만 없어도 괜찮습니다. 일상의 모든 것이 콘텐츠의 소재가 될 수 있으니까요. 흔히 게임, 춤이나 노래, 무엇을 하는 법(How to), 패션뷰티 같은 주제가 인기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맞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관심은 시시각각 변하니 그 흐름을 살펴본다면 도움이 되겠죠. 몇 가지 도구가 있습니다.

 

구글 트렌드(http://trends.google.com/trends)나 네이버 데이터랩(https://datalab.naver.com)을 참고하면 지금 사람들이 무엇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소셜블레이드(https://socialblade.com), 위즈데오(https://analytics.wizdeo.com) 같은 사이트를 방문하면 각국에서 인기 있는 크리에이터의 순위, 구독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채널, 가장 핫한 콘텐츠 등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죠.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에서 왕성히 활동하는 인플루언서의 콘텐츠를 보다가 자신에게 맞는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그런데 ‘무엇을’보다 중요한 건 ‘어떻게’입니다. 지난해 3월 유튜브에서 한 크리에이터가 혜성처럼 떠올랐습니다. 주인공은 올해 일흔한 살의 박막례씨입니다.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와 눈치를 전혀 보지 않는 할머니 특유의 패기, “화장은 무조건 찐하게 하면 돼야”라는 명언으로 폭발적 반응을 얻었죠. 넘쳐나는 뷰티 콘텐츠 중에서 이 콘텐츠가 유독 도드라진 이유에 매력적인 콘텐츠의 조건이 담겨 있습니다. 친밀함과 독창성이 그것이죠. 일상을 진솔하게 표현하되 그 속에 나만의 얘기가 담겨 있어야 합니다.

 

주제를 정하고 콘텐츠를 만들었다면 이제 그것을 유통시킬 매체를 결정할 차례입니다. 유튜브가 보편적이죠. 압도적입니다. 그러나 유튜브가 모든 콘텐츠에 적합한 건 아닙니다. 전문적인 지식이 담긴 콘텐츠라면 페이스북이 더 좋습니다. 동영상 제작보다 글쓰기에 장점이 있다면 다음 브런치가 적합한 매체죠. 인스타그램은 사진 위주입니다. 포털사이트에 자신의 콘텐츠가 많이 노출되기 원한다면 네이버 포스트나 블로그가 유리합니다. 휘발성이 강한 콘텐츠는 스냅챗, 오디오 콘텐츠는 팟빵이 좋죠. 당장의 조회수보다 인플루언서로서 자신의 가치를 높여줄 수 있는 매체를 선택하는 것이 전략적인 길입니다.

알아두면 쓸모 있는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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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시작하는 단계에선 아무래도 구독자나 팔로어가 많을 수가 없습니다. 내가 만든 콘텐츠에 사람들이 접근하는 통로는 결국 검색이죠. 편의점 도시락에 관한 콘텐츠를 만들었다고 칩시다. 사람들은 뭘 먹을지 검색하다가 내 콘텐츠를 접하게 됩니다. 어떤 식으로 내용을 구성하면 좋을까요? 검색엔진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숫자를 넣을 경우 검색 결과로 노출될 확률이 커집니다. ‘10월 편의점 도시락 순위’, ‘꼭 먹어봐야 할 편의점 도시락 10선’ 같은 문구가 노출 빈도가 높죠. 거기 살짝 부정적 뉘앙스를 더하면 효과가 배가됩니다. ‘돈을 준대도 절대 먹지 않을 편의점 도시락 5가지’ 같은 검색 결과가 있다면, 한번 눌러보고 싶지 않을까요?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은 추천이라는 알고리즘을 통해서도 콘텐츠를 노출시킵니다. 인공지능이 내 콘텐츠를 좋아할 만한 사람을 찾아서 그걸 전달하는 거죠. 이런 알고리즘은 내가 만든 콘텐츠의 구성과 성격, 거기 반응하는 사람들의 피드백뿐 아니라, 내가 다른 콘텐츠에 대해 보이는 반응 등도 종합해 판단을 내립니다. 거의 무의식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정확도가 놀랍죠. 하지만 이 알고리즘 안에서도 내 콘텐츠를 돋보이게 만드는 요령이 있습니다. 보편성 있는 주제, 감성을 자극하는 소재, 꾸준한 업로드 패턴 등이 그것이죠.

인플루언서를 직업으로 삼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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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인플루언서들이 처음에는 취미 삼아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그것이 부업이 되고, 일부는 아예 전업 인플루언서로 변신하죠.

 

인플루언서 세계에서 유튜브가 압도적 점유율은 보이는 이유 중 하나는 수익을 투명하게 배분해 준다는 점입니다. 구독자 1,000명, 총 시청시간 4,000시간 이상의 조건을 충족하면, 자신의 콘텐츠에 광고를 붙일 수 있죠. 크리에이터 55 대 유튜브 45의 비율로 광고 수익을 나눠 갖습니다. 조회수 1회당 대략 1원의 수익이 발생한다고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구독자 수와 해당 콘텐츠에 ‘좋아요’를 누른 사람의 수, 동영상의 길이 등에 따라 각각의 크리에이터에게 지급되는 액수는 변합니다. 유튜브 동영상에 “‘좋아요’와 ‘구독’을 눌러주세요”는 멘트가 빠지지 않는 까닭이죠. 구독자가 좋아하는 크리에이터에게 직접 대가를 지불하는 ‘슈퍼챗’ 시스템도 최근 마련됐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100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채널은 130여개, 10만명 이상을 보유한 채널은 1,200여개입니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유튜브로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채널은 폼폼토이즈입니다. 31억 6,000만원을 벌었죠. 2위는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19억 3,000만원), 3위 도티(15억 9,000만원), 4위 허팝(12억 3,000만원), 5위 대도서관(9억 3,000만원) 순입니다. 유명 인플루언서는 유튜브의 수익배분 외에도 다양한 협업이나 행사 출연, 광고 등으로 수익을 올리죠. 대도서관은 올해 2월 청와대로부터 광고료를 받고 개헌과 관련한 콘텐츠를 만들어 유튜브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그가 밝힌 지난해 총 수입은 17억원입니다.

 

그러나 성공한 인플루언서들의 사례만 보고 섣불리 크리에이터를 직업으로 삼겠다고 덤벼선 안 됩니다. 국내 최대의 다중채널네트워크(MCN) 사업자인 CJ ENM 다이아TV에 따르면, 자사에 속한 파트너(크리에이터) 가운데 구독자 10만명 이상 채널 363개의 월 평균 수익은 약 300만원입니다. 이 정도만 되도 꽤 성공한 축에 속하죠. 대다수 크리에이터들의 수입은 여기에 훨씬 못 미칩니다. 처음부터 돈을 노리고 콘텐츠 제작을 시작하기보다, 내가 좋아하는 걸 남들과 공유한다는 생각으로 콘텐츠를 만드는게 좋습니다. 그런 콘텐츠가 쌓이다 보면 수익은 자연스레 따라오게 되죠.

MCN이란?

유튜브 크리에이터와 같은 인플루언서들을 위한 매니지먼트 업체입니다. 연예계의 SM엔터테인먼트 같은 기획사와 비슷한 역할을 하지요. 콘텐츠 기획, 마케팅 대행, 크리에이터 발굴 등을 업무를 진행합니다.

일단,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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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시작을 해야 인플루언서가 되든 돈을 벌든 하겠죠. 자신뿐 아니라 남들이 좋아할 수 있는 주제와 소재를 골라 콘텐츠를 만들고, 그걸 적합한 매체를 통해 게시하면 됩니다. 앞서 얘기했듯 친밀함과 독창성이 핵심입니다. 그리고 꾸준함을 가져야 합니다. 하루에 한 시간이라도 자신의 콘텐츠를 만드는 데 오롯이 에너지를 쏟아 부어야 하죠.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나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구독자나 좋아요, 공유 숫자로도 반응을 알 수 있지만, 댓글을 통해 더 구체적이고 개인적인 피드백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성공한 인플루언서들은 한결같이 구독자, 혹은 팔로어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그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만들죠. 인플루언서가 되겠다는 욕심 없이 사람들과 함께 즐겁게 콘텐츠를 만들다 보면, 어느새 유명해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완주형
금융자유기고가
"어려운 경제와 금융, '초보탈출'의 길을 함께 걷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