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박꼬박 월세가 나오는 집 한 채.

대한민국에서 삶의 여유를 가늠하는 기준으로 ‘월세 받는 집’만큼 피부에 와 닿는 건 드물 겁니다. 가계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실직이나 사업실패 시 경제적 충격을 줄여 주는 역할을 하니까요. 나이 든 뒤엔 효자 노릇까지 해 주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목돈을 마련하면, 더러는 대출을 내서라도 월세를 받을 수 있는 부동산 투자에 나섭니다.

 

그런데, 이런 월세에도 세금이 붙을까요? 소득이 있으니 세금을 내는 게 당연합니다. 하지만 아직 주변에서 월세 받고 세금 냈다는 사람은 흔치 않은 것 같죠. 월세 수익과 세금 사이에는 도대체 어떤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을까요? 세를 놓는 집을 가지고 있다면, 또는 그런 집을 가질 계획이 있다면 반드시 알아야 할 세금 지식, 절세 전략을 살펴봅시다.

월세 소득, 이제 세금 내야

가장 기초적인 의문부터 해결해 봅시다. 세를 놓고 있는 집에서 나오는 월세, 혹은 전세보증금 같은 임대소득에 대해 세금을 내야 할까요, 안 내도 되는 걸까요? 정답은 ‘내야 한다’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 사실이 여전히 헷갈리는 건, 그동안 우리 사회가 주택 임대소득에 대해 무척 느슨한 틀을 갖고 있었다는 뜻이겠죠.

 

실제 각종 비과세, 감면 조건에 해당돼 임대소득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고를 하지 않는 한, 과세 당국이 이런 수익을 파악하기 쉽지 않습니다. 또 ‘주택 임대사업은 면세사업이기 때문에 세금을 낼 필요가 없다’고 알고 계신 분도 있을 겁니다. 이는 맞으면서도 틀린 말입니다. 부가가치세는 면세됩니다. 하지만 (임대)소득세는 내야 합니다.

 

임대소득의 구성

월세 수입과 간주임대료(보증금을 1년 수익으로 환산한 것)로 구성됩니다. 1주택자(9억원 이상 고가주택 이하 공시가격)는 비과세입니다. 2주택자는 월세 수입에 대해서만 과세합니다. 3주택 이상 소유한 경우 월세 수입과 간주임대료 모두 과세 대상이 됩니다. 간주임대료는 ‘(보증금 합계액-3억원)X60%X1.6%’의 방식으로 계산합니다. 60㎡(이하 전용면적) 이하이고 3억원 이하의 주택은 간주임대료 계산에서 제외됩니다.

 

지금까지 임대소득에 대해 우리 사회는 관대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그럴까요?

 

최근 정부는 주택임대차정보시스템(RHMS) 구축을 완료했습니다.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국세청 등에 분산된 주택 임대차 관련 자료들을 종합, 주택 임대 현황을 파악할 수 있게 해 주는 시스템이죠. RHMS는 강력합니다. 예컨대 집주인이 임대 소득을 감추기 위해 확정일자를 받지 않는 조건으로 세입자를 들였다고 가정해 봅시다. 빈 집인 것처럼 속이는 거죠. 하지만 국토부의 건축물에너지정보 데이터로 인해 해당 주택이 공실이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나게 됩니다. 세입자가 월세 세액공제를 받았다면 그 역시 집주인의 소득을 노출시키는 근거가 되죠. 갈수록 임대소득을 숨기기는 힘들어질 겁니다.

 

정부는 전국에 692만 채의 주택이 임대 중이며, 그 가운데 505만 채(73%)의 임대소득 자료가 없다는 사실을 이미 파악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과세 형평성뿐만 아니라 전월세 시장 안정 차원에서도, 이런 소득을 점점 드러내려고 합니다. 2019년부터는 연 2,000만원 이하의 임대 소득에 대해서는 세금을 매기지 않던 규정도 사라지죠. 9월 16일, 국세청은 탈루혐의가 큰 다주택자 1,500명에 대해 세무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임대사업자 등록, 꼭 해야 할까?

세금을 내야 한다는 건 알겠습니다. 구청 세무과에 상담을 하러 갔더니 세를 놓는 주택을 단기임대, 혹은 준공공임대주택으로 등록하라고 권하네요. 주택임대사업자가 되라는 것이죠. 그리고 사업자 등록 시 받을 수 있는 갖가지 혜택을 들었습니다. 우선 내야 할 소득세부터 다르군요.

 

임대주택의 종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거주하는 집 외에 보증금 1억원에 월세 100만원을 받는 주택이 있다고 가정합시다.

 

연 임대수익이 1,200만원이니까 올해까지는 비과세 대상입니다. 하지만 2019년부터는 56만원의 세금을 내야 합니다. 1,200만원의 수익에서 필요경비 50%(600만원)와 기본공제 200만원을 제한 과세표준(400만원)에 세율 14%를 적용해 산출한 세액이죠. 하지만 임대사업자로 등록한다면 필요경비 인정 비율과 기본공제액이 각각 70%, 400만원으로 올라갑니다. 840만원(1,200만원X70%)을 필요경비로 인정 받고 400만원의 기본공제까지 받으면 과세표준이 0이 되죠. 즉, 내야 할 세금이 없습니다.

 

임대사업자로 등록 시 주의할 점!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법에 정해진 의무 임대기간(4~8년)을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간 받은 세제 혜택을 모두 반납하고 과태료까지 물게 됩니다. 임대료 인상폭도 연 5%로 제한되죠. 임대 계약서를 쓸 때도 국토부의 표준계약서를 사용해야 하고, 계약 사항에 변동이 있을 때는 3개월 내에 신고해야 하는 등의 번거로움도 있습니다.

임대주택 등록 시의 혜택은?

임대사업자로 등록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임대주택 관련 세금 혜택은 내가 가진 주택의 수, 임대주택으로 등록하려는 집의 종류, 그리고 등록 시점에 따라 다릅니다. 절세 전략도, 마찬가지로 경우에 따라 다르게 짜야겠죠.

 

먼저 집을 살 때의 혜택입니다. 임대를 목적으로 신규 분양하는 60㎡ 이하의 공동주택(주거용 오피스텔 포함)을 산다면, 임대 등록만 해도 취득세를 감면 받을 수 있습니다. 200만원까지는 전액 감면되고, 200만원을 초과하면 85%가 감면됩니다. 아파트 분양권도 마찬가지입니다. 높은 취득세율(4.6%)이 적용되는 오피스텔 구매 시 혜택이 더 크겠죠. 취득세 감면 혜택은 2021년까지만 받을 수 있습니다.

 

두 채 이상의 공동주택을 임대주택으로 등록하면 재산세도 깎아 줍니다. 단기임대주택의 경우 60㎡까지는 50%, 60㎡ 초과 85㎡까지는 25%를 감면 받을 수 있죠. 8년 이상 임대하는 준공공임대주택으로 등록한다면 감면 폭이 커집니다. 40㎡까지는 100%, 60㎡까지는 75%, 85㎡까지는 50%의 감면 혜택을 각각 받을 수 있습니다. 서울에 3억 5,000만원짜리 59㎡ 아파트 두 채가 있다고 치죠. 올해 재산세는 약 132만원입니다. 그런데 이 두 채를 4년간 임대주택으로 등록하면 66만원, 8년간 등록하면 33만원만의 재산세만 내면 됩니다.

 

9.13 대책이 나오기 전까지는 종합부동산세 부담도 덜 수 있었죠. 종합부동산세는 보유하고 있는 주택의 가격을 모두 더해서 6억원(1주택자의 경우에는 9억원) 이상일 경우에 납부 의무가 생깁니다. 그런데 임대주택으로 등록한 6억 (비수도권 3억원) 이하의 집은 종합부동산세를 계산할 때 보유 주택에서 빼 줬습니다. ‘합산 배제’라고 하죠. 9.13 대책 이전에 매매계약을 하고 계약금을 지급한 주택까지는 임대 등록할 경우 계속 합산배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9월 14일 이후 새로 집을 산 경우에는, 조정대상지역 밖의 집을 임대 등록할 때만 이 혜택이 유지됩니다. 합산 배제를 받기 위해서는 최소 5년 동안 해당 주택을 임대해야 합니다. 올해 4월 1일 이후 등록한 임대주택이라면 의무 임대기간이 8년으로 늘었습니다.

 

조정대상지역이란?

직전월부터 소급해 3개월간 해당지역 주택가격상승률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3배를 초과하는 지역으로서, ▲청약경쟁률 5대 1 초과 ▲전년 대비 분양권 거래량 30% 이상 증가 ▲주택보급률 전국 평균 이하의 조건 가운데 하나 이상을 충족하는 지역이다. 9월 기준 서울 전역과 부산 7개구, 경기 과천, 성남, 하남, 고양, 광명, 남양주, 동탄 2신도시, 구리, 안양 동안구, 광교신도시, 세종시가 해당된다.

 

임대주택으로 등록하면 임대소득에 부과되는 소득세 자체도 깎아줍니다. 단기임대는 30%, 준공공임대는 75%가 감면되죠. 등록 당시 6억원 이하, 85㎡ 이하가 조건입니다.

진짜 혜택은 집을 팔 때

임대주택 등록의 가장 큰 이득은 집을 팔 때 생깁니다. 거주주택에 대한 양도세 비과세 혜택이죠. 비록 여러 채의 집을 갖고 있더라도, 본인이 살고 있는 집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을 임대주택으로 등록했다면, 살고 있는 집을 팔 때 양도세를 내지 않아도 됩니다. 임대 개시 시점에 임대주택의 값이 6억원 이하이고, 5년(2018년 4월 이후 임대 등록 시 8년) 이상 임대하는 조건만 충족하면 가능합니다. 일반적으로 부동산으로 버는 돈은 집을 팔 때가 가장 크죠. 따라서 세금도 양도세가 가장 덩치가 큽니다. 다주택자들이 소득 노출을 감수하면서 임대주택 등록을 하는 까닭이죠. 하지만 9.13대책으로 그 혜택이 축소됐습니다.

 

9월 13일 이전에 보유하고 있었거나, 매매계약 후 계약금을 지급한 집을 임대주택으로 등록하면 혜택이 유지됩니다. 9월 14일 이후 신규 취득하는 경우에는 조정지역 밖의 주택을 임대 등록할 때만 거주주택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죠. 이제 조정지역 안에서 집을 추가로 구입한다면, 그 집을 임대주택으로 등록했더라도 거주주택을 팔 때 양도세를 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양도세 중과(2주택 시 10%포인트, 3주택 이상 시 20%포인트 추가) 대상이 되죠.

 

임대주택을 팔 때의 양도세 혜택도 있습니다. 세법 상 장기임대주택의 의무 임대기간은 5년이지만, 6년 이상 임대하게 되면 매년 2%씩 특별공제율이 추가됩니다. 최고 40%(준공공임대주택의 경우 70%)까지 혜택을 주죠. 원래 다주택자의 최고 공제율 한도는 30%입니다. 2015~2018년 주택을 취득하고 3개월 내에 준공공임대주택으로 등록한 뒤 10년 이상 세를 놓으면, 임대 기간 발생한 양도세를 100% 감면해주는 파격적인 혜택도 있죠. 85㎡(읍/면 지역 100㎡) 이하 주택이면 가능합니다. 그러나 9.13대책은 이 조건에 6억원(비수도권 3억원) 이하라는 조건을 추가했습니다.

양지로 나온 임대소득

주택 임대와 관련한 세금은 각자의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 다릅니다. 또한 제도도 수시로 바뀌니 투자, 또는 임대사업자 등록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세무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는 게 좋습니다. 적은 비용으로 큰 돈을 아낄 수 있는 길이죠. 국세청 국세상담센터(국번 없이 126)에 전화해서 도움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최근 나온 9.13대책은 보유세(종합부동산세) 강화, 투기 목적 대출 차단, 그리고 임대주택 혜택 축소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혜택을 잔뜩 내놨었죠. 불과 9개월 만에 그걸 다시 뒤집느라 정부도 멋쩍어 하는 기색이 역력합니다. 임대주택 등록의 혜택이 투기 수단으로 악용되면서, 어쩔 수 없이 그러한 선택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중요한 것은 큰 흐름입니다. 감춰진 소득을 양성화하고 서민의 주거안정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는 앞으로도 임대소득 파악과 과세를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임대소득을 투명하게 밝히고 세금을 내는 사람에게는 결국 혜택도 돌아가겠죠. 절세의 방법도 그 속에서 찾아야 합니다. 뒤집어 말하면, 세금을 안 내려고 임대 수익을 숨기려다가 받는 페널티가 점점 무거워질 거라는 말입니다. 떳떳한 임대소득만 든든한 여유자금이 돼 줄 겁니다.

완주형
금융자유기고가
"어려운 경제와 금융, '초보탈출'의 길을 함께 걷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