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짓는 아파트를 사려면 돈 말고도 꼭 필요한 게 하나 있죠. 청약통장입니다.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주변의 권유로 만들어 둔 분이 많을 겁니다. 요즘은 대학생들도 절반 이상 청약통장을 갖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청약통장을 써먹는 방법을 알고 계신가요? 구입자금이 마련돼 드디어 청약을 신청해 볼까 하는데, 당첨자는 대체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는 걸까요? 서랍 속에 있는 내 청약통장을 한번 뜯어 봅시다.

청약, 아파트 공급의 법칙

청약제도는 공급되는 새 아파트의 물량보다 구매를 원하는 사람의 숫자가 많아서 생기는 경쟁에 적용되는 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선착순 분양이나 무작위 추첨의 폐해를 막고 집이 꼭 필요한 사람에게 우선권을 주기 위해 정부가 정한 룰이죠. 이 룰은 자격 및 순위, 가점, 추첨 비율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청약 신청의 자격, 그리고 당첨자 선정 방식은 주택(국민주택, 민영주택)에 따라 다릅니다.

청약통장 알아보기

청약에 대한 설명을 하기에 앞서, 청약통장에 대한 개념을 먼저 알아두는 게 좋습니다.

 

청약통장의 종류는?

 가지가 있습니다. 

1) 국민주택을 공급받기 위한 청약저축, 

2) 민영주택을 공급받기 위한 청약예금, 

3) 주거전용면적 85㎡ 이하의 민영주택을 공급받기 위한 청약부금,

4) 이 모든 기능을 한 데 묶어 2009년 출시된 주택청약종합저축이 있습니다. 

2015년 9월 1일부터 주택청약종합저축만 신규 가입이 가능하죠. 기존 통장과 달리 주택청약종합저축은 연령, 주택소유 여부 등의 자격 제한 없이 국내에 거주하는 개인이면 누구나 만들 수 있습니다(1인 1계좌 한정).

무주택자를 위한 기회, 국민주택

국민주택에 청약 신청을 하려면 입주자 모집공고일 현재 해당주택 건설지역, 또는 인근지역에 거주하고 있어야 합니다. 19세 이상만 신청 가능하죠.

 

해당주택 건설지역이란? 

특별시, 광역시, 특별자치시(도)의 경우 해당 자치단체의 행정구역, 그밖의 경우는 시, 군의 행정구역을 의미합니다. 예컨대 서울 강북구에 거주한다면 양천구에 짓는 아파트에 청약 신청을 해도 해당주택 건설지역 거주 요건을 충족합니다. 그러나 경기도 구리시에 살고 있다면 구리시에 짓는 아파트에 청약 신청을 할 경우에만 이 요건을 채우게 됩니다.

 

인근지역은

수도권, 충남권, 경북권 등과 같이 전국을 8개 광역 권역으로 구분해 묶은 지역 단위입니다. 그런데 해당지역과 인근지역을 구분하는 것은 민영주택의 1순위 청약이 미달됐을 경우에나 의미가 있습니다. 잔여세대 추첨의 순서가 되죠. 국민주택에 청약할 때는 원하는 아파트의 인근지역에 거주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중요한 것은 무주택 조건입니다. 국민주택 청약 자격은 무주택 세대의 세대주 또는 세대원(세대주의 배우자 및 직계존비속으로 한정)에게만 있습니다. 그리고 청약을 신청하는 사람의 배우자 및 동일 주민등록 상의 직계존비속 모두가 주택을 소유하고 있지 않은 경우에만 청약이 가능하죠. 단, 60세 이상의 직계존속이 소유한 주택은 제외됩니다.

 

시골에 집을 가진 시어머니를 모시고 전셋집(남편이 세대주, 시어머니 주소도 전셋집)에 산다고 가정해 봅시다.

시어머니의 연세가 60세 이상이라면 국민주택 청약을 신청할 수 있고, 연세가 60세가 안 된다면 불가능하겠죠. 그러나 시어머니의 연세가 60세 미만이라고 하더라도 아내가 세대주라면, 시어머니는 아내의 세대원이 아니므로 무주택 세대의 자격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내 명의로 국민주택 청약이 가능하죠.

다른 주택을 소유한 시동생도 함께 산다면 어떨까요? 남편이 세대주든, 아내가 세대주든, 시동생 역시 세대원이 아니므로 청약 가능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이처럼 세대원이 아닌 구성원을 동거인이라고 하는데, 동거인에겐 국민주택 청약 자격이 없습니다.

국민주택에는 누가 들어갈까

여기까지 읽었다면 국민주택이라는 이름에 왜 ‘국민’이 들어 있는지 짐작할 겁니다. 집이 정말 필요한 실소유자를 위한 주택이니, 청약자격을 이처럼 좁게 제한해 둔 거죠.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닙니다. 청약자격을 갖췄다면 다음은 청약순위를 따져볼 차례입니다. 1순위와 2순위가 있는데, 1순위의 요건만 챙겨보면 됩니다. 1순위를 제외하곤 다 2순위입니다.

 

 

1순위는?

국민주택에 청약 신청을 할 수 있는 통장은 청약저축과 주택종합청약저축 통장입니다.

 

1순위 여부는 가입기간과 납입횟수로 결정됩니다. 투기과열지구나 청약과열지역에서는 가입 후 2년 경과, 24회 납입이 요건입니다. 위축지역은 1개월 경과, 1회 납입으로도 가능하죠. 그밖의 지역은 수도권의 경우 1년 경과, 12회 납입, 수도권 외의 경우 6개월 경과, 6회 납입이 요건입니다.

 

다만, 투기과열지구나 청약과열지역 내에서는 세대주가 아니면 1순위로 청약할 수 없습니다. 과거 5년 이내에 다른 주택에 당첨된 사람이 속해 있는 무주택 세대의 구성원도 1순위로 청약할 수 없습니다.

국민주택의 당첨자는 1순위자 가운데 우선 선정하고, 미달할 경우 2순위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실시합니다. 1순위 안에 경쟁이 있을 경우에는 저축총액이 많은 사람(전용면적 40㎡ 초과), 납입횟수가 많은 사람(전용면적 40㎡ 이하) 순으로 당첨자를 정합니다.

문은 넓지만 높은 문턱, 민영주택

민영주택 청약을 신청할 때의 거주지 요건과 연령 제한은 국민주택과 같습니다. 1순위자가 될 수 있는 청약통장 가입기간도 같죠. 하지만 납입횟수를 따졌던 국민주택과 달리, 민영주택의 청약통장은 납입금 규모가 1순위의 조건입니다. 지역에 따라 일정 금액 이상의 예치금이 들어 있는 주택청약 종합저축이나 청약예금 통장이 있어야 합니다. 서울과 부산의 경우 300만원(85㎡ 이하)~1,500만원(모든 면적)이 1순위의 기준입니다. 청약부금 가입자는 85㎡ 이하의 주택만 청약 신청을 할 수 있죠. 민영주택도 투기과열지구나 청약과열지역에서는 세대주만 1순위로 청약 신청이 가능합니다. 과거 5년 이내에 다른 주택에 당첨된 세대, 2주택 이상을 소유한 세대에 속한 사람은 1순위로 청약할 수 없습니다.

국민주택에 비하면 민영주택 청약의 문은 넓은 편입니다. 대신 청약가점제라는 문턱이 존재하죠.

 

청약가점제란?

민영주택 청약도 1순위자 가운데 당첨자를 선정하고 미달 시 2순위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하는데, 1순위 안에서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가점에 의해 당첨 여부가 갈립니다. 부양 가족수(35점)와 무주택 기간(32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17점)에 따라 가점을 부여하고, 합산한 가점이 높은 순서대로 당첨자를 가리는 방식입니다. 오랫동안 내 집 마련을 못한 사람들을 위한 디딤돌이라고 할 수 있겠죠.그래서 사회초년생이나 신혼부부에게는 넘을 수 없는 벽인 것도 사실입니다.

 

 

좁아진 청약 관문을 뚫으려면

청약 문턱이 높아지다보니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한 갖가지 방법이 동원됩니다. 무주택자인 부모와 세대를 합치거나, 가족 중에 주택을 소유한 사람이 있다면 독립 세대주로 내보내는 방법이 가장 흔하죠. 허위로 혼인신고를 하거나 위장전입을 거듭하는 범죄 수준의 편법도 보도됩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한계가 뚜렷하겠죠.

 

신혼부부라면 생애최초 주택구입이나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을 목표로 하는 게 좋습니다예비 부부를 포함해 결혼한 지 7년이 넘지 않은 무주택자 가운데 소득이 일정 수준 이하인 사람이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들 청약은 1회만 가능하기 때문에 신중히 결정해야겠죠. 투기과열지구나 청약과열지역을 벗어나 청약하는 것도 현실적인 방안입니다. 서울, 그리고 지방의 몇몇 인기 지역을 제외하면 아직 60% 이상의 청약 물량이 추첨제로 당첨자를 가립니다.

 

미계약분 추첨에 참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미계약분이란 청약 당첨자와 예비 당첨자가 모두 계약을 포기한 물량, 자격미달로 계약이 취소된 물량을 의미합니다. 미계약분 아파트는 따로 청약 자격에 제한을 두지 않기 때문에, 인기 단지의 경우 수천 대 일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하죠.

청약통장, 앞으로도 필요할까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으로 청약통장 가입자는 2,372만여 명입니다. 청약통장은 전 금융기관을 통틀어 1인 1계좌만 개설할 수 있으니까, 국민 두 명 가운데 한 명이 청약통장을 갖고 있는 셈이죠. 그리고 이 가운데 1순위자만 1,286만여 명에 이릅니다. 가입자의 절반 가까운 숫자이니, 사실 1순위라는 말이 무색합니다. 게다가 가점제 적용 대상이 점점 확대되면서, 젊은 세대에서는 청약통장 무용론도 제기됩니다.

 

그렇다면 청약통장을 계속 갖고 있을 필요가 있을까요?

당장 아파트 청약을 하지 않더라도 청약통장은 유지할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우선 연소득 7,000만원 이하의 무주택 세대주라면 청약통장 납입금액에 대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죠. 격차가 줄고 있지만 아직 시중은행 일반 예금상품에 비해 금리도 높은 편입니다. 따로 만기가 없고 중도 해지 시에도 원금과 이자를 보장 받을 수 있으니 여윳돈을 넣어 두기에도 좋은 상품이죠.

 

최근엔 젊은이들을 위한 청약통장도 새로 출시됐습니다.

청년우대형 청약통장

19~29세(병역 이행 기간을 뺀 연령)를 위한 청약통장으로 2021년 12월 31일까지 가입 가능합니다. 직전 연도에 신고된 소득(연 3,000만원 이하)이 있는 무주택 세대주만 가입 자격이 있죠. 2년 이상 가입하면 총 원금 5,000만원까지 최고 연 3.3%의 이자를 지급하고, 총 이자소득 500만원까지는 비과세 혜택을 줍니다. 연간 240만원 한도로 납입금액에 대해 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청약통장의 가치는 내 집 마련의 필수 도구라는 점입니다. 청약통장은 신규 아파트 분양뿐 아니라 공공임대 등에서도 요구되는 필수 요건이죠. 정부의 주택정책과 부동산시장의 상황에 따라 청약통장의 가치는 오르내리지만, 어쨌든 청약통장이 있어야 새 아파트에 들어가 살 궁리라도 해 볼 수 있습니다. 1977년 도입 이래 130여 차례 우여곡절 개편을 거듭하면서도 청약제도라는 아파트 공급의 기본 룰이 폐기된 적은 없습니다. 주거문제로 골치를 앓는 젊은 세대일수록 청약통장에 큰 의미를 둬야 하는 이유죠.

 

청약통장을 통해 착실하게 돈을 모으며 내집마련의 꿈을 키워보는 것, 가치있는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www.apt2you.com)에서 보다 상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사이트에서 온라인 청약 신청도 가능합니다.)

완주형
금융 자유기고가
"어려운 경제와 금융, '초보탈출'의 길을 함께 걷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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