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됐어요.

개정된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300인 이상 사업장에 다니는 직장인들은 올해 7월 1일부터 주 52시간을 넘겨 일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직장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과 관련해서 궁금한 부분이 많으실 거 같은데요, 이제 우리의 근무 시간도 줄어들까요? 다른 세계의 단어였던 ‘칼퇴’가 비로소 현실화하는 것일까요?

*개정된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 시간

주당 법정 근로 40시간+연장 근로(휴일 근로 포함) 12시간.

종업원 300인 이상 사업장은 올해 7월부터,

종업원 50인 이상~300인 미만 사업장은 2020년 1월부터,

종업원 5~50인 미만사업장은 2021년 7월부터 순차적으로 시행.

1. 출퇴근 시간도 바뀌나요?

결론부터 말하면, 평소 8시간 근무를 칼같이 지켜온 회사라면 출퇴근 시간에는 큰 변화가 없어요. 개정된 법은 연장 근무와 휴일 근무를 단축하는 것이지 평일 근무를 단축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에요. 개정된 법은 평일 40시간 근무는 그대로고 여기에 연장 근무와 휴일 근무를 합쳐 12시간까지만 허용하겠다는 거예요. 하지만 야근을 자주 해온 직장인이라면 변화가 클 거예요

대기업에 다니는 김 대리를 예로 들어볼게요. 김 대리는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이 공식 근무시간이었지만 ‘분위기 상’ 오후 9시 전에 자리에서 일어나본 적이 없어요. 이제는 이럴 경우 하루에 ’12시간 X 5 = 60시간 근무’가 되기 때문에 법에 어긋나게 돼요.

*개정된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사업주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형사처벌).

당번제를 도입해 금요일을 하루 쉬면 어떻게 될까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당번을 정해 하루 4시간씩 더 근무를 했다고 가정해볼게요. 12시간(1일) X 4일 = 48시간으로 52시간 안에 들어가서 문제 없을 것 같지만,  연장근무 시간이 4시간(1일) X 4일 = 16시간으로 12시간을 넘기 때문에 위법이 돼요. 평일 근무시간뿐 아니라 연장근무 시간에도 제한이 있다는 걸 기억하세요!

2. 담배 피우는 시간은 근무 시간에서 제외 되나요?

“담배 피우러 가는 시간도 근로시간에서 제외된다는데…” 이거 정말일까요?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근로 시간의 의미는 “노동자가 사용자의 지휘ㆍ감독 아래 종속돼 있는 시간”이에요. 담배 피우러 가는 시간을 예로 들면 노동자는 담배를 피우다가도 상사의 부름이 있으면 피우던 담배를 끄고 얼른 복귀해야 하죠. 따라서 이는 휴게시간이 아닌 대기시간에 해당됩니다. 대기시간은 물론 노동시간에 포함되고요.

접대나 회식은 어떨까요? 퇴근 후 회사 바깥에서 거래처 사람을 만나 접대를 했다면 이건 휴게시간에 포함될까요, 노동시간에 포함될까요? 접대가 노동시간에 포함되려면 사용자(사장)의 지시 및 승인이 있어야 해요. 근로자가 별도의 지시를 받지 않고 자발적으로 거래처 사람을 만나 접대를 했다면 이는 노동시간에 포함되기 힘든 것이죠. 회식 또한 업무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상사가 참석을 지시했다 하더라도 노동시간으로 인정되지 않아요. 퇴근 후나 휴일에도 수시로 울리는 업무 지시 카톡은 어디에 해당될까요?  당연히! 노동 시간에 포함됩니다.

3. 휴일에 근무하면 급여가 2배라구요?

지금까지 연장근무, 휴일근무 시 지급되는 수당은 통상 임금의 1.5배였어요. 그러나 이번에 기준이 달라졌는데요, 휴일근무 시 근로시간이 8시간 이내이면 기본 급여의 1.5배, 근로시간이 8시간을 초과하면 기본 급여의 2배를 받는 것으로 바뀌었어요. 물론 휴일근무 시간이 연장근무와 합쳐 12시간으로 제한돼 있다는 걸 잘 기억해야겠죠. 야간근로(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시에는 기본 급여의 1.5배를 받게 돼요.

퇴직금은 명암이 엇갈립니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연장근로 수당이 줄어들면서 ‘월 평균 임금 X 근속 연수’로 계산했던 퇴직금 또한 감소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에요. 단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퇴직금이 감소하는 경우 퇴직금 중간정산이 가능합니다. 임금에서 연장수당이 크게 차지하는 직장인들은 지금 퇴직금을 받는 게 이익일지, 나중에 퇴사할 때 받는 게 이익일지 계산해볼 필요가 있겠네요.

4. "무늬만 워라밸?" 걱정하는 이유는 뭘까요?

저녁 시간은 늘어났지만 정작 삶을 즐길 급여가 줄어들까 봐 걱정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초과 근무수당이 줄어드는 만큼 생계비도 줄어드는 셈이니까요.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주 52시간 근무제로 제조업 근로자 급여는 약 13% 감소한다고 해요.

업무 시간만 줄고 업무량이 줄지 않을 경우 일을 싸들고 집에 가는 직장인이 많을 것이란 걱정도 나와요. 일부 직장인들은 회사에서 퇴근 시간을 가짜로 적어내게 하는 ‘꼼수’를 쓰면 주 52시간 근무제도 무용지물이라는 한탄을 하기도 해요. 이 같은 꼼수를 줄이려면 52시간 근무제’가 아닌 ‘52시간 근무 상한제’라는 인식이 더 넓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있어요.

52시간 근무제의 취지는 ‘하루 8시간씩 주당 40시간을 일하되 불가피하게 초과근무를 하더라도 52시간을 넘기지 말라’는 것인데, 이게 52시간을 꽉 채워 일하는 게 정상이라는 말로 해석해선 안 된다는 거죠.

무엇보다 ‘오래 일하는 사람 = 성실한 사람’이라는 옛 인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면 주 52시간 근무제도 허울만 남게 되고 말겠죠. 주 52시간 근무제가 정착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같아요. 지금은 사용자와 노동자 모두에게 생소하겠지만 주 5일제처럼 차차 정착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대한민국 직장인 여러분! 여러분의 ‘칼퇴’를 응원합니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