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버블 붕괴, 제로금리 시대와 디플레이션 공포
1980년대 후반, 일본은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떠오르는 듯했습니다. 플라자 합의 이후 엔화 가치는 급등했고, 일본은 내수 부양 정책에 힘을 쏟았죠. 하지만 이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했는데… 바로 부동산 버블이었습니다. 오늘은 그 버블이 붕괴하면서 일본 경제가 겪었던 제로금리 시대와 디플레이션 공포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플라자 합의와 버블의 시작
엔고와 내수 부양
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엔화 가치는 급격하게 상승했습니다. 수출 경쟁력이 약화될 것을 우려한 일본 정부는 금리를 낮추고 대출 규제를 완화하면서 내수 부양에 나섰습니다. 이 과정에서 풀린 돈은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 들어갔고, 일본 전역의 땅값이 폭등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도쿄의 땅값을 모두 합치면 미국 전체의 땅값을 뛰어넘는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으니까요. 정말 엄청나지 않나요?!
부동산 광풍
낮은 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은 부동산 시장에 대한 투기 심리를 자극했습니다. 사람들은 너도나도 빚을 내서 집을 샀고, 심지어 10억 엔짜리 집을 사면서 10억 엔 이상의 대출을 받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은행들은 LTV(주택담보대출비율) 100%를 넘어서는 대출을 마구 내주었고, 사람들은 빚이 있다는 사실조차 잊은 채 부동산 불패 신화에 빠져들었습니다. 저도 그때 일본에 있었다면 혹 했을지도 모르겠네요.
물가 안정의 함정
보통 자산 가격이 급등하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당시 일본은 엔고 덕분에 수입 물가가 안정되었고, 소련 붕괴로 에너지 가격까지 하락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크지 않았습니다. 일본은행은 물가 안정을 이유로 금리 인상을 미뤘고, 이는 부동산 버블을 더욱 키우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생각해보면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었죠.
버블 붕괴와 제로금리 시대
미에노 쇼키의 결단
1989년, 미에노 쇼키가 일본은행 총재로 취임하면서 상황은 급변했습니다. 그는 자산 버블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1년 만에 2.5%에서 6%로 인상하는 초강수를 둡니다. 갑작스러운 금리 인상은 빚으로 집을 샀던 사람들에게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가계 경제는 휘청거리기 시작했죠.
부동산 가격 폭락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은 순식간에 얼어붙었습니다. 너도나도 집을 팔려고 내놨지만, 사려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10억 엔에 샀던 집이 8억 엔, 7억 엔, 6억 엔으로 뚝뚝 떨어지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빚을 내서 집을 샀던 사람들은 집을 팔아도 대출금을 다 갚을 수 없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한순간에 빚더미에 올라앉게 된 거죠. 정말 끔찍합니다.
제로금리의 덫
부동산 가격 폭락과 가계 부채 증가는 일본 경제 전체를 위협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제로금리 정책까지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자 부담이 줄어들었음에도 소비를 늘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빚을 갚는 데만 집중했고, 이는 디플레이션을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디플레이션의 공포
소비 심리 위축
디플레이션은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물가가 계속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배해지면 사람들은 소비를 미루게 됩니다. 오늘 사면 100만 원인 물건이 내일 사면 90만 원, 모레 사면 80만 원이 될지도 모르는데 굳이 지금 살 필요가 없겠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줄이고, 이는 다시 고용 감소와 소득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잃어버린 30년
일본은 버블 붕괴 이후 30년 동안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제로금리 정책에도 불구하고 경제는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일본은 ‘잃어버린 30년’을 겪어야 했습니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웠고, 기업들은 투자를 꺼렸습니다. 일본 사회 전체가 활력을 잃어버린 듯했습니다.
현재 우리는?
돌아보면 일본의 버블 붕괴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과도한 부채와 투기 심리는 언제든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죠. 지금 우리나라도 부동산 시장이 불안정하고 가계 부채가 높은 상황입니다.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와 개인 모두 신중한 자세를 유지해야 할 것입니다. 경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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